전 세계 최대 규모의 정부 간 관광 분야 국제기구인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서 우리나라 2곳이 '최우수 관광마을'(Best Tourism Village)로 선정되었는데요, 바로 ‘신안군 퍼플섬’과 ‘고창군 고인돌·운곡습지마을’ 이 그 주인공입니다. 전 세계 75개 국가 170개 마을이 응모한 가운데 유엔세계관광기구 선정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선정된 44곳 '최우수 관광마을'에 우리나라 마을이 2곳이 뽑힌 것입니다. 정말 자랑스러운 일인데요, 뽑힌 두 마을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어떤 매력이 있는지 느껴보도록 하겠습니다.
온 세상이 보랏빛으로 물드는 섬, 반월·박지도, 퍼플섬
✔ 주소 : 전남 신안군 안좌면 소곡두리길 257-35
두 섬 이름의 유래를 알아보면 반월도는 섬의 형태가 사방 어느 곳에서 보더라도 반달 모양으로 보이기 때문에 반월도라 부르게 되었고, 박지도는 박씨가 처음 들어와 살았다고 하여 박지도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섬들을 이어주는 나무다리가 있는데요, 바로 '퍼플교'로 바다 위를 걸어서 섬에서 섬으로 이동할 수 있는 이색적인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퍼플교는 이름처럼 보라색으로 이쁘게 색칠돼 있으며 약 1,500m의 길이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하실 수 있는 분위기 있는 다리입니다.
이 두 섬의 겉모습은 보랏빛으로 화려하지만 또 다른 매력이라고 마을과 함께 공존하는 숲인데요, 약 600년전 주민이 입도하면서 식재한 수목이 숲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과 숲의 조화로운 공존을 통해 다음 세대까지 변함없이 보전되도록 기원하며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공존상' 수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보라색으로 물든 마을과 변함없이 보존되고 있는 자연 숲의 조화가 마을 사람들의 힘을 합쳐 세계 최우수 관광마을을 만들어 낸 거 같습니다.
신안군의 지원과 섬 주민들의 노력으로 평범한 섬이었던 반월·박지도를 일 낸 내낸 보랏빛으로 물들여 가고 싶은 관광지로 재탄생시켰는데요, 카페, 식당부터 트래킹 코스, 자전거길, 편한 여행을 위한 전동셔틀버스 등 많은 관광인프라를 갖췄습니다. 보라색 꽃인 라벤더 정원도 바람의 언덕이라고 불리는 박지도 서쪽에 만들었는데요, 5월에 이르면 절정을 이루고, 마을 풍경의 보라색 지붕과 라벤더가 어우러지는 보라색 물결이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원시적인 습지 생태계의 보고 고창 운곡 람사르 습지, 운곡마을
✔ 주소 : 전북 고창군 아산면 운곡서원길 15
2011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운곡습지는 국가생태관광지로 멸종 위기의 야생동물을 비롯한 희귀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인데요, 2013년에는 고창군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답니다. 1980년대 초 발전소에 물을 대기 위해 마을이 수몰되는 아픔을 겪었지만 40년 가까이 손길이 닿지 않은 폐경지가 스스로 깨끗한 습지 상태로 복원되면서 자연의 회복탄력성이 얼마나 뛰어난지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운곡습지는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과 종의 다양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생생한 현장입니다. 숲길을 따라 이어진 탐방로를 걷다 보면 어느새 자연의 일부가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풀과 나무 향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고, 발 옆으로 작은 들꽃이 수줍게 피어나고 새들의 지저귐에 귀가 즐겁고 초록색으로 눈이 시원해집니다. 조사에 따르면 운곡람사르습지 일대에는 총 86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는데요, 멸종위기 야생 동물인 수달, 삵, 담비와 천연기념물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멸종위기 야생 식물이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고창 운곡마을은 거석문화를 대표하는 고인돌과 운곡습지를 품은 아름다운 곳으로 아산면 운곡저수지 인근 6개 마을(매산, 부귀, 독곡, 송암, 호암, 용계마을)을 일컫데요, 마을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고창군은 운곡습지를 생태관광지로 활용하였습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관광지 조성이 아닌 핵심지역은 보존하고 완충지역만 활용하여 관광지를 조성하였고, 운곡습지 관광과 연계된 마을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 마을 경제에 도움을 주는 시스템을 안착시켰습니다.
유엔세계관광기구는 관광으로 지역 불균형과 농촌인구 감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처음 ‘최우수 관광마을 사업’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농업, 임업, 어업, 축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거주자 1만 5천 명 미만의 마을을 대상으로 문화/자연자원, 잠재성, 경제/사회적 지속성, 민관협력(거버넌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하는데요, 앞서 소개한 ‘신안군 퍼플섬’과 ‘고창군 고인돌·운곡습지마을’이 왜 '최우수 관광마을'로 선정되셨는지 이해가 되시겠죠?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문화/자연자원을 알리기 위한 지자체와 주민들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대한민국을 빛낸 아름다운 문화관광마을. 이번 여행 계획지로 세워보는 건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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